2006년 여름, 나는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세계 Top 3 안에 드는 패션스쿨을 Honor 학생으로 졸업했고,
졸업 작품은 맨해튼 5번가의 명품 백화점 Saks에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나는
“하나님이 나에게 패션이라는 길을 열어주실 거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
하나님은 그 어떤 문도 열어 주지 않으셨습니다.
수십 통의 레쥬메를 보내고,
밤마다 이메일함을 확인해도,
돌아오는 답장은 단 한 통도 없었습니다.
그 모든 노력과 성취가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 목회자와 결혼하라고 하셔서
뉴욕의 기회와 커리어를 다 포기했는데…
저에게 이러시면 안 되죠.”
그렇게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속삭였던 적도 있습니다.
결혼 후 1년 만에 출산.
그리고 자연스레 ‘나의 꿈’은 점점 더 멀어졌습니다.
자신감도 함께 사라져 갔습니다.
아이들은 자라는데, 나는 멈춰 있는 것 같았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는 사라지고 있구나…
‘나’라는 존재가 삭제되어가고 있구나.”
하지만 그 긴 시간 끝에서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은 나를 버리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나’를 비워가고 계셨던 것입니다.
내 생각, 내 계획, 내 능력,
내가 붙잡고 놓지 않던 내 꿈까지도—
비워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워짐의 과정은 너무 아팠습니다.
때로는 ‘나’라는 존재가 짓밟히는 것 같았고
사지가 잘려 나가는 것처럼 고통스러웠습니다.
사모라는 이름 아래
감춰야 했던 눈물과 외로움도 있었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상처도 있었습니다.
나는 하나님이
“사모로서의 역할”을 훈련하고 계신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더 깊은 곳에서
하나님은 나를 사모가 아닌
예수님의 제자로 훈련하고 계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내 꿈이 이루어지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꿈이 나에게 이루어지는 삶이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모습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빚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비워짐 속에서
나는 소명을 조금씩 발견했습니다.
나의 꿈보다 더 크고 깊고 온전한
하나님의 꿈이 내 안에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이 길이 고단해도,
때로는 내가 작아지는 것 같아도,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우리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빚어가고 계십니다.
낙심하지 마세요.
하나님은 당신이 겪는 모든 시간을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당신을 예수님의 제자로 빚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꿈은, 나의 비워짐 위에 자라기 시작합니다.
낙심하지 마세요, 우리를 빚어가고 계십니다.
그러나 여호와여 주는 우리 아버지시니이다 우리는 진흙이요 주는 토기장이시니 우리는 다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이라
이사야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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