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고문에서 모든 우울증이 영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우울증에는 신체적, 환경적, 유전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를 단순히 “믿음이 부족해서”라고 단정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그 여러 원인들 중에서 성경이 우울증을 영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설명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저는 성경적 상담가로서 우울증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슬픔”이라는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슬픔은 모든 인간이 경험하는 보편적인 감정으로, 그 뿌리는 상실감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소중한 꿈이 무너졌을 때, 간절히 원했던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찾아오는 깊은 실망감, 이 모든 것이 슬픔의 영역 안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민자의 삶은 어떤 의미에서 끊임없는 상실의 연속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고향을 잃고, 문화를 잃고, 익숙한 관계망을 잃고, 때로는 자신이 꿈꾸던 자아상이나 자녀와의 관계도 잃어버립니다. 이 슬픔이 극심한 단계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그것을 우울증이라고 부릅니다.
슬픔이라는 감정은 그 자체로 죄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우셨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다”라고 하셨습니다. 슬픔은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허락하신 감정입니다. 다만 문제는 그 슬픔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에 있습니다.
성경적 상담가 존 헨더슨은 우울증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우울증은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한 것에 관한 고통과 슬픔에서 비롯된 이기적인 마음의 항의이다.”
다소 직접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 정의는 중요한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성경적인 관점에서 우울증은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방향성에 관한 문제라는 점입니다.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 내가 그려온 삶의 그림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 이 간절한 기대가 현실과 충돌할 때 우울, 슬픔, 분노가 함께 밀려옵니다.
이민자가 경험하는 우울 역시 이 틀 안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는 이루어야 한다”는 기대, “자녀만큼은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소망이 좌절될 때, 그 상실감은 단순한 슬픔을 넘어 마음 깊은 곳을 흔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그 흔들린 마음은 하나님을 향해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인 반응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지거나, 혹은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울증은 언제나 영적인 차원을 함께 안고 있습니다. 우울한 마음 아래에는 결국 이런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내 삶의 중심은 누구인가? 나는 궁극적으로 누구를 의지하고 있는가?”
다음 호에서는 요나서 4장을 통해 우울증의 더 깊은 영적 뿌리를 함께 살펴보고, 하나님께서 우울한 영혼에게 어떻게 다가오시는지를 나누겠습니다.
출처 : 크리스찬저널(https://www.kcjlogo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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